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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가을 단상(斷想)

成 義 慶 <본지 發行人>

깊어 가는 가을. 이 가을 떨어지는 것은 낙엽만이 아니다. 시퍼렇게 질린 전광판 아래로 주가(株價)가

곤두박질 치고 한국 돈(원貨) 가치도 연일 가파르게 굴러 내리고 있다.

급기야 지난 달 24일엔 하룻 사이에 주가가 111 포인트나 급락, 코스피 지수 1,000 선이 무너졌다. 이

날 원·달러 환율도 1,424원을 기록했다. 주식·원화 가치 모두 1년 전에 비해 50% 이상 떨어진 것이다.

공황(패닉)을 생각케 하는 이같은 지각변동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미국·유럽·일본·중국

할 것 없이 지구 상의 나라들이 하나 같이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이니셔티브를 취하며, 금융기관 국유화를 단행하자 유럽 각국은 물론

미국까지 그 뒤를 잇고 있다. 마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포기라도 한 듯이.

그만큼 지금의 금융위기가 체제고 체면이고를 따질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이미 한국은행이 시중은행과 증권회사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예금 보호 한도도 일

정 기간 대폭 상향 조정할 것처럼 보인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기준 금리를 한 달음에 0.75% 인하하기

도 했다.

일부에선 설마하니 IMF 때만이야 하겠나 하고 경계심을 늦추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수출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지구 상에 성한 시장이 없게 된다고 생각할 때 안심할 처지가 못 된

다.

벌써 실물 경기에 깊은 주름이 잡히며, 곳곳에서 사업이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중소기업은 물론, 서민

들이 찾는 대중 음식점과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백화점도 소비가 줄어 울상이다.

새 정부가 약속한 신규 일자리 창출 30만 개도 절반을 채울까 말까하다고 통계 수치는 말한다.

서민 경제만 위축되는 게 아니다. 지난 3/4분기 영업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대기업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기업들이 불황에 대비하여 구조조정을 할 때엔 우선 인력을 감축하고, 연구개발비 및 광고선전비 등

에 손을 대게 마련이다.

지난 IMF 외환위기에도 그랬다. 그런데 구조조정 때마다 가장 취약한 곳이 연구개발 쪽이다. 11년 전

에도 기업 연구소들이 위축되고 많은 기술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다.

정부 출연 연구소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연구소장들은 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20∼30%씩 연구

인력을 줄여, 과학기술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결국 실적 없는 연구소로 전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

았다.

IMF 사태의 최대 손실 가운데 하나가 바로 R&D 의욕 실종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한국 경제의 버팀

목이 되고 있는 분야가 휴대폰과 반도체이다. 이들 품목은 모두 IMF 이전에 개발된 것들이고, 그 이

후 이른바 신성장 동력(먹거리)이랄 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미 10 수년이 지났는 데도 말이다.

최근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위해 약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이들 품목의 재탕이란 인상을 면키 어렵다.

당장 닥쳐 올 빙하기(氷河期)에 기업과 정부가 또 미래를 포기한 채 단기적 경영 성과에 안주하거나,

허장성세의 밴드왜건 식 말잔치에 스스로 만족한다면 한국에 희망은 없다.

낙엽을 밟으며 또 들려 오는 소리. 일본이 올해 노벨상 물리학 부문 3인, 화학부문 1인의 수상자를 냈

다고 한다. 그 동안에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러 차례 노벨상 메달을 취득한 나라다.

일본은 심지어 수년 전 고등학교를 나온 전문 기업 연구원이 노벨 화학상을 받아 화제가 된 일이 있었

다. 이제 국내 굴지의 기업이 매출은 소니와 비슷하지만 몇 배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고 자만할 수 없

게 됐다.

세계적으로 불황이 심화될 수록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은 더욱 고전하게 될 게 분명하다.

지금 한국이 어디에 힘써야할 것인가를 생각케 하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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