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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헌 음악칼럼>

음악가는 강에서 나오는가?

신동헌 글·그림

서양음악사에서 「독일음악」이라고 하면, 보통 독일·오스트리아·체코의 일부, 그리고 스위스의 독일

어 지역까지 포함한 이른바 독일어권의 음악을 말한다.

독일음악은 16세기경까지만 해도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뒤져 있었는데, 17세기부터 우수한 음악가들이

많이 배출되면서 세계를 제패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의 출생지나 활약한 곳이 하천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아무래도 무슨

까닭이 있을 것같다. 독일에는 남쪽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흐르는 큰 강이 몇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강이 라인(Rhein) 강이다.

스위스의 알프스에서 시작하여 독일 서부를 북상하여 네덜란드를 거쳐 북해로 흘러 들어 가는 국제

하천이다. 북해에서 스위스 바젤까지 1천톤급 선박이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어 예로부터 교통의 대동

맥을 이루는 강이고, 연안 풍경이 아름답고, 고성(古城)이 많으며 「로렐라이」라는 큰 바위 등 명승

지가 있기로도 유명하다.

라인 강과 음악이라고 하면 얼른 떠 오르는 노래가 「로렐라이」가 아닐까 싶은데, 그 노래는 19세기

전반기에 활약한 독일의 작곡가 겸 민요 수집가였던 질허(Silcher, 1789-1860)가 낭만파 시인 하이

네(Heine, 1797-1856)의 로렐라이라는 시에 붙인 노래로서 민요풍이기 때문에 보통 예술 가곡의 장르

엔 끼지 않는다.

로렐라이는 원래 바위 자체의 이름은 아니고 애인에게 실연을 당한 아가씨가 상심한 나머지 그 바위

에서 라인 강으로 투신하여 「사이렌(Siren, 그리스 신화의 상체는 인간이고 하체는 새인 마녀이며

목소리가 아름다워 강가의 바위 위에서 노래를 불러 지나 가는 어선의 남자들을 유혹하여 소용돌이치

는 물 속에 빠져 죽게 했다는 여신)」으로 변신하여 남자들에게 복수를 했다니 낙화암에서 투신하여

산화한 3천 궁녀들의 대열에 끼기는 곤란한 여인이다. 라인 강에 얽힌 그런 살벌한 전설은 잠시 덮어

두고 좀 더 포지티브한 얘기로 돌아 가자.

라인 강변에는 음악과 깊은 관계가 있는 도시가 많음에 우선 놀라게 된다. 그 중에서 중요한 도시 몇

개만 고르면 다음과 같다.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올라 가면(강물의 흐름을 따르자면 북쪽으로 내려

간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우선 만하임(Mannheim)은 「만하임학파」의 발생지이며, 그 악파의 중심

인물들 중에는 만하임 태생도 있다.

당시 만하임은 유럽 최고 수준의 명성을 날리는 음악 도시였기에, 그곳을 선망하여 여러 나라의 우수

한 음악가들이 모여 들기도 했다. 더 북으로 올라 가면 차례로 마인츠(Mainz), 비스바덴(Wiesbaden),

코블렌츠(Koblenz)도 음악적으로 무시 못 할 연안 도시이고, 좀 더 올라 가면 드디어 본(Bonn)이 나

온다.

주지하다시피 본은 악성(樂聖) 베토벤이 출생하여 오스트리아의 빈에 정주하게 되는 22세 때까지 활

동한 곳이니 서양 고전 음악에 있어서는 성도(聖都)나 다름없는 도시이다.

좀 더 올라 가면 쾰른(Koeln), 상공업이 발달한 도시이며 또한 고딕의 대표적 건축인 쾰른 성당 소재

지로도 유명하지만 음악 분야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시다.

작곡가 브루흐(Bruch, 1838-1920)가 그 곳 태생이며 기악곡으로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G단조」

와 역시 바이올린과 오키스트라를 위한 「콜 니드라이」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25세 때 발표한 오

페라의 타이틀이 「로렐라이」이니 라인 강의 전설을 소재로 했음이 분명하다.

쾰른은 20세기 후반기에 와서 더욱 큰 역할을 했다. 전위 음악 기수였던 슈톡하우젠(Stockhausen,

1928-2007)의 출생지가 쾰른 근교의 마을이고, 한 때 그를 위시하여 이탈리아의 노노(Nono, 1924-

1990), 프랑스의 불레즈(Boulez, 1925-)도 그 곳에 와서 현대 음악의 거점을 만들기도 했다. 쾰른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뒤셀도르프(Duesseldorf)가 있는데, 역시 활발한 음악 활동이 벌어지는 라인

강변의 도시이다.

다음은 눈을 좀 동쪽으로 돌려 보자. 체코의 서부에서 시작하여 독일 중부를 남북으로 꿰뚫어 북해로

흐르는 엘베(Elbe) 강은 라인 강에 버금하는 중요한 물길이며, 하구에 가까운 함부르크(Hamburg)는

브람스의 출생지, 상류에서 뻗은 지류에는 헨델의 출생지 할레(Halle)가 있고, 바흐가 만년에 거점으로

삼았고 사망한 라이프치히(Leipzig) 등이 있다.

다음은 서둘러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면 우선 모차르트의 탄생지인 잘츠부르크(Salzburg)에도 잘차

흐(Salzach) 강이란 크지 않은 강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음악사적으로 큰 위치에 있는 하천은 아니기에 그대로 넘어 가자. 그러나 그가 대성하여 크게

활약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은 고전주의 시대부터 현재까지 세계 전체의 음악 중심지나 다름

없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음악가들이 비록 출생지는 서로 다르지만 그곳에 모여 활동을 한

도시임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바이다.

그 많은 음악가들을 다 열거하기엔 지면 관계로 어려워 거물급만 고르면 우선 하이든·모차르트·베토

벤 등이 주축이 된 「제1차 빈 악파」가 있고, 이어 낭만파에 속하는 슈베르트와 브람스, 그리고 현대

에 와서는 「제2차 빈 악파」로 일컫는 쇤베르크·베르그·베베른 등이 있는데, 브람스를 빼고 나머지

네 사람은 전부 빈 태생이다.

빈은 도나우(Donau) 강기슭에 있고, 그 강은 독일 남부의 산지에서 시작하여 알프스를 가로 질러 흑

해로 들어 가는 유럽에서 둘째로 긴 강이며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유고·불가리아· 루마

니아·우크라이나 등 무려 아홉 나라를 흐르는 국제 하천이다.

음악과 강의 관계에 대하여 서둘러 결론을 내려야겠는데, 대체로 큰 하천의 연안에는 명승 고적이 풍

부하여 흘러 간 과거의 문화를 잘 간직하고 있고, 강을 왕래하는 선박들은 현재에 있어서도 각국의 문

물을 교환하는 역할 뿐만아니라 인간 사이의 교류에도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전세계, 전인류, 나아가서는 전우주, 즉 유니버설한 음악예술도 큰 강 연안에서 융성한다는 것

을 쉽게 알 수 있으리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거니와, 그런 인과관계에 있어서 큰

몫을 하는 것이 강이라고 해석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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