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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포럼>

내년 상반기에 경제 회복
글로벌 경제 위기 어디까지 왔나


KERI 경제연구본부장 조 경 엽

21世紀經營人클럽(회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 1주년을 맞아 지난 달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KERI) 조경엽 경제연구본부장을 초청, 「글로

벌 경제 위기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월례 조찬회를 개최했다. 강연 내용을 간추린다. <편집자註>

재정지출ㆍ유동성 확대로 대응

최근 경기 침체는 생산량 감소나 세계 교역량 감소 등을 보면 1929년 대공황과 유사하다. 오히려

교역량 감소는 대공황 때보다 더 악화되는 현상이다. 이는 그 때보다 지금 세계가 더 많이 개방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들이 정책 공조를 통해 적극 경기 부양 추진을 하고 있는 것은 대공황 때와 큰

차이가 있다.

주요 국가들은 우선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 침체 대응에 나섰다. 선진국들은 재정 지출 확대

및 감세 등을 통해 실물 경기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이 약 7,870억 달러, 일본은 27.4조 엔, EU

가 2,000억 유로 규모의 부양책을 마련했다. 중국은 4조 위안 규모의 재정 지출 집행을 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OECD 국가들의 재정 지출 규모는 전세계 GDP의 약 3%에 달한다.

금융 쪽에서도 유동성 공급 확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우선 금리 인하를 적극 추진했다. 미국이나

일본은 이미 제로 금리 상태로 접어 들었고, 영국은 0.5%, 유로 중앙은행도 1.0%의 정책 금리를 유지

하고 있다.

미국은 부실 자산 해소를 위해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을 지원하거나 자동차 회사 지원, 소비자 금융이

나 중소기업 투자 지원, 주택금융 활성화 지원 등으로 약 7,000억 달러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GSE라는 정부보증 기업 대출에 1.25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유동성 확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도 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를 위해 3조 엔을, 장기 국채는 매월 1조8,000억 엔까지 매입할 수 있도

록 허용하고 있다. 유럽도 자동차 산업 지원, 은행 구제금융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런 적극적인 재정ㆍ금융 확대 정책에 힘입어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기업 실적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 소비ㆍ주택 경기는 여전히 둔화돼 있지만 개선 여지가 조금

씩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전기 대비 2/4분기에 -1.0% 성장률을 달성했다. 일본도 민간 소비 등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지만, 수출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전기 대비 3.7% 정도 성장했다.

IMF, 경제 성장률 소폭 상승 전망


유로 지역도 소비 심리가 살아나 전기 대비 -0.1%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지만, 주로 프랑스나 독일의

성장에 견인돼 있는 상태다. 영국은 -3.0%를 기록했고, 네덜란드ㆍ스페인ㆍ아일랜드는 금융 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동유럽에서 금융 불안이 일어날 경우 유로 지역에 금융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내수 부양 효과로 2분기에 8% 성장을 달성했고, 한국도

-2.5%를 기록,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MF는 4월과 7월에 각각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내 놓았다. 미국은 4월에 -2.6% 성장을 예상했

는데, 7월 전망에서도 여전히 -2.6%를 내 놓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0.8% 정도 플러스 성장을 전망

했다. 중국은 올 4월에 6.5%를 예상했는데, 7월 전망에선 7.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1% 높은

8.5%로 전망했다. 한국은 -4.0%를 예측했다가 경기 회복세를 보이자 7월 전망에선 -1.8%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2.5%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세계 경제 회복의 대표적인 장애는 교역량 둔화다. IMF 전망에 따르면, 올 세계 교역량이 12.2%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교역량이 둔화되는 첫 번째 이유는 미국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직 자산 손실 규모가 큰 데다 부채도 누적돼 있고 고용이 악화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가 활성

화된 중국이 세계 교역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아직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을 대체하

기에는 역부족이다.

보호무역 주의도 원인으로 꼽힌다.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되면서 세계 교역량 둔화 추세는 경제

성장률을 밑돌 것이다. 미국과 유로 지역의 민간 대출이 줄어들고 실업률도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의 소비 회복에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주택 가격이 약간 상승하고

있지만, 유로 지역은 계속 악화되는 상태다. 세계 소비 회복이 없는 한 교역량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리고 경기 부양 정책을 지속할 수 없다는 문제까지 더해져 세계 교역량 뿐만아니라 세계

경제 회복 또한 더딜 것이다.

각 나라는 유동성이 많이 공급되고 재정 적자가 심화된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때 세계 경제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출구전략이 금리 인상ㆍ세금 인상ㆍ재정

지출 축소에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다시 더블 딥을 가져 올 가능성도 있다. 전반적인 판단을 할 때

내년 상반기나 돼야 세계 경제는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으로 접어 들 것이다.

엄청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 압박

인플레이션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작년 리먼 사태 이후 디플레이션 현상이 계속 지속돼 왔다.

미국은 7월 현재 물가 상승률이 2.1% 하락했고, 유로 지역도 -0.7%를 기록했다. 중국도 3개월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2개월 정도 물가가 내려 가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1차 공산품 가격 하락에서 기인한다.

그렇지만 지금 엄청나게 풀려 있는 돈이 언젠가는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본원통화

는 100% 이상 급증했고, 일본도 최근 10% 가량 증가됐다. 미국은 일반 국채와 물가연동 국채 수익률

격차가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물가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상승하는 CRB지수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가중되고 있다. 국제 유가도 리먼 사태 이전에 배럴당 30달러로 떨어진 상태였는데 최근엔 6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밖에 구리ㆍ납ㆍ아연 등 원자재 가격도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다. 그 이유는 미 의회

예산처(CBO) 추정에 따르면, 미국 GDP 갭이 오랜 기간 지속돼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도달

하기까지는 5~6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유동성 확대가 실물 경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대부분 유동성이 금융 부실을 막는 데 사용됐다는 점이다. 이런 유동성 확대는 신용 경색

으로 남아 당분간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보는 시각이 대세다. 전반

적으로 국제적 공조 노력, 스와핑, 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국제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주가 지수나 주가 변동성 지수도 리먼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기록


그렇지만 신용 경색이 해소됐다고는 볼 수 없다. 아직 미국은 상업 은행들의 현금 보유가 높고,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부진한 데다 신용카드 부실도 안고 있다. 유럽은 유로 은행들의 부실화 가능성

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동유럽은 국가 부도가 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단기 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아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신종 인플루엔자가 향후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세계 경제에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수출 둔화세가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 1분기에 -4.2%에서 2분기에 -2.5% 정도다. 아직

플러스로 전환되지는 않았지만 내수도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실질 GDP가 회복

돼 가는 걸로 보인다. 1분기 0.1%에서 2분기 2.3%로 연속 2분기 동안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생산도 회복세가 빠르다. 특히 재고량이 많이 줄어 이것이 생산 증가로 이어지면 회복세가 지속될 것

같다. 제조업 생산 감소세도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1월 이후 7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 V자형으로

회복돼 가고 있다.

서비스업은 4월 이후 반전으로 돌아섰다.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된다는 기대감이 서비스업 생산

성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ㆍ부동산업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

재 판매도 상당히 괜찮다. 7월에 갑자기 둔화를 보였는데, 자동차 등에 대한 세제 지원 효과가 소멸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회복돼 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투자 부문이 문제다. 설비 투자가 5~6월 중에 회복세를 보였지만 7월에 다시 하락했다. 특히

설비투자 부진이 이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세제 지원이 끝나면서 운송장비 투자

가 다시 급감했기 때문이다. 건설 투자는 주로 공공부문 투자에 힘입어 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투자는 아직 저조한 상태다.

수출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이 약간 회복되는 기미가 있지만 수출보다는 회복세가

더디다. 이런 현상들이 경상수지 불황형 흑자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상품 수지는 7월까지 원화 약세,

유가 안정, 수요 부진 등으로 누적 흑자가 약 321.4억 달러에 달하고, 서비스 수지는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적자 폭이 완화돼 -84.5억 달러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경상 수지는 261.5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재정 지출 억제, 감세로 가야

가장 고민되는 분야가 노동 시장이다. 취업자 수가 5월에 약 22만 명 감소했다가 6월에 4,000명이

늘어났다. 이는 공공부문이나 개인사업 일자리 창출에 힘입어 약간 늘어난 것이다. 그러다 7월에

다시 7만6,000명이 감소했다. 고용률은 2월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60%대이다.

실업률은 약간 완화되긴 했지만 3%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안정화 추세다. 국고채ㆍ회사채가 약간 상승하고 CD나 CP 금리도 안정화되고

있다. 외평채 및 CDS도 최근 안정화되는 형태다. 주가나 코스닥 추이 또한 올라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용 경색 해소는 미흡하다. 기업자금 대출이 떨어지고 있고 은행 현금 보유율도 상당히

높다. 이렇다 보니 M1(현금성 통화)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M2(M1+2년 미만 예ㆍ

적금) 증가율은 하락하는 모습이다. 돈이 잘 돌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외환 시장은 3월 이후부터

원화 가치 강세로 전환됐다. 경상수지 흑자, 외화자금 조달 여건 개선,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이

요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월 8일 발표한 올해 경제 전망을 보면 실질 GDP는 -0.7%로 예상된다.

민간 소비는 플러스 전환으로 보았다. 설비투자도 소비 증가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계속해서 10% 정도 감소세를 유지한다고 예측했다.

단기 정책 과제는 회복 국면에 접어 든 경기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유지해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출구전략이다. 이걸 언제 시행해야 경기에 큰 타격을 안 주면서 유동성도

해소하고 재정 적자 문제도 해결해 가느냐가 가장 고민거리고 중요한 문제다.

지출 확대와 감세로 재정 적자가 늘어나 국가 채무는 368조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GDP의

약 36.5%에 달한다. 이렇게 국가 채무가 빠르게 증가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금리

상승, 국가 신용등급 하락, 자본유입 여력 약화, 저소득층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지원 여력 약화

등이 초래된다. 세금 인상을 하든지 아니면 지출을 줄여야 한다.

<정리: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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